사람은 사람과 함께 있어 보다 커지는 경우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봐 주는 사람이 있다, 그 하나로도 나는 운전을 아무리 오래 해도 좋고 저금이 바닥나도 좋다는 기분이 들었다. 요시모토 바나나, 「바다의 뚜껑」 中 가계부를 쓰지 않는다. 한동안 지출 기입하기만 하면 카테고리별로 분류되는 네이버 가계부를 쓰다가 몇 달 전부터 그마저도 쓰지 않고 있다. 쓰면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계부를 쓴다고 딱히 절약을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돈이 모이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또 … [Read more...] about 기왕 뭔가를 샀다면 죄책감은 버리자
문화
강남에 숨은 보석, 마음을 치유하는 LP바 5곳
필름카메라, 롤러 스케이트장, 흑백 사진관 같은 복고 트렌드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빠르게, 더 빠르게!'를 외치며 변화하는 것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추구하는 유행이나 가치가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 하다. 매니아 층을 중심으로 유지되었던 ‘LP바’도 그 중 하나. 뾰족한 바늘이 선을 따라 미끄러지며 내는, 약간의 잡음이 섞인 따뜻한 소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강남에서는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LP와 현대 감성을 충족시키는 매장들을 찾아볼 수 있다. … [Read more...] about 강남에 숨은 보석, 마음을 치유하는 LP바 5곳
‘음악’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3선
1970년대 이후의 일본에서 음악을 소재로 삼은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100편 이상 제작되었다. 그 종류도 상당히 다양한 편이다. 록밴드를 소재로 한 작품(가령 <BECK>이라든가 <Detroit Metal City>라든가) 재즈를 테마로 삼은 작품, 중고등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든가 클래식을 주 장르로 삼은 작품, 음악이라는 테마를 소재로 한 판타지물도 존재하며 심지어 SF를 가미한 작품들도 존재한다. SF를 가미한 가장 최근작은 동명의 만화를 … [Read more...] about ‘음악’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3선
왜 1020 여성들은 아메리칸 어패럴에 열광했을까
아메리칸 어패럴은 의류를 기획해 만들고 직접 판매까지 하는 형태인 스파 브랜드의 원조 격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파산했고 지금은 캐나다 스포츠 의류 패션회사 길단에 인수되어 리론칭했다. 또한 미국 내 110개의 매장은 모두 문을 닫았다. 10년도 채 안 되어 직원 5,000명, 전 세계 270여 개의 매장, 매출 2억 달러 기록했던 아메리칸 어패럴은 왜 망했을까? 이 물음을 가지고 여러 자료를 뒤진 뒤에 문득 든 생각은 바로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성공할 … [Read more...] about 왜 1020 여성들은 아메리칸 어패럴에 열광했을까
억울해도, 부대찌개!
부대찌개는 억울해 자작한 국물에 풍성한 건더기, 다소 짜게 맞춘 간. 국은 아니고 그렇다고 수프나 스튜도 아닌 ‘찌개’라는 음식은 생각해볼수록 특이하다. 특히 부대찌개는 유난히 건더기가 많고 묵직한 찌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부대찌개, 탄생의 비화에 대해 얽힌 이야기가 많다. 6.25 당시 곤궁했던 우리 국민들이 미군 부대의 음식물 쓰레기(거기엔 필시 햄도 있었으리라)를 대충 섞어 끓여 먹었던 ‘꿀꿀이 죽’이 그 기원이라는 설이 대표적이다. 그보다 조금 더 발전해서 미군 … [Read more...] about 억울해도, 부대찌개!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사는 사람들
한 페이스북 유저의 글을 본 적이 있다. 페이스북에서 “페미니즘을 외치는 사람의 피드를 가보았더니 무척 살기 좋아 보였다”고 말하며, 여행은 물론이고 남자친구에게 받은 선물 사진이나 식도락을 즐기는 사진 등이 많았다고. 그 사진들과 여자로서 살기 힘들다는 말이 매칭되지 않는다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괴리감을 피할 수 없다.” 괴리감이라. 그 괴리감은 어디서 온 것일까?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한다는 사람들 오래전 교육 봉사를 지원했던 적이 있다. … [Read more...] about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사는 사람들
다재다능한 잭, 뭐 하나는 마스터하리
‘다재다능한 잭, 정작 마스터한 건 없네(Jack of all trades, master of nothing)’라는 말이 있다. 뭐 하나도 잘하지 못하면서 이것저것 관심만 많으면 너님 즐~ 이런 뜻으로 사용하는 말. 그러나 진짜로 그런가? 자기가 할 줄 아는 것만 알고 다른 것은 전혀 관심 없는 사람은 과연 어떤 한 가지에서 ‘마스터(master)’의 경지에 오를 수 있긴 할까? 물론 한 가지에 숙달되기까지는 다른 것에 관심 끊고 하나에 몰두하는 기간이 필요하겠지. 그러나 … [Read more...] about 다재다능한 잭, 뭐 하나는 마스터하리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반응’을 즐겨라?
2010년대에 접어들 무렵이다. 군대 다녀와 복학생의 신분으로 다시 학교 적응에 열을 올리고 있던 나는 어느덧 취업보다는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특히 내가 공부하고 싶었던 전공은 사회심리학(Social psychololgy)이었는데 사회심리학 전공이 설치된 몇몇 대학원들을 알아보니 공통으로 '연구 계획서' 제출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럴듯한 연구 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의 구체적인 관심 주제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회심리학이라 해서 다 … [Read more...] about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반응’을 즐겨라?
누가 약자끼리 싸우게 해 이익을 얻나
한국은 분노 사회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인 분노가 너무도 작은 것들에서 싹튼다. 가족은 물론이고 동료나 친구, 처음 보는 이에게도 사소한 이유로 화를 낸다. 의학·과학적으로 정의된 개념이 없는 ‘분노조절장애’가 한국에서는 하나의 ‘질병’으로 여겨진다. 조절되지 않는 분노는 ‘비정상적 폭력’으로 둔갑해 대개 강자가 아닌 약자를 향한다. 아파트 주민이 밧줄을 잘라 건물 외벽노동자를 살해한 사건에서 밧줄에 생명을 의지한 채 아파트 외벽에 매달렸던 노동자는 이 비정상적 폭력의 피해자였다. … [Read more...] about 누가 약자끼리 싸우게 해 이익을 얻나
‘야망있는 여자’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안 좋은 의미
※ 역자 주: 언어는 사람이 생각하는 과정을 크게 좌우합니다. 어떤 단어로, 어떤 문장으로 생각하는지는 결국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아가서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결정합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컨택트의 원작 소설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The Story of Your Life)」에서 작가 테드 창(Ted Chiang)은 언어의 이런 영향력에 본인의 상상력을 더해서, 주인공이 외계인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인간의 언어로부터 해방되어 시간을 초월하는 인지력을 가지게 된다고 이야기를 만들어 … [Read more...] about ‘야망있는 여자’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안 좋은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