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나는 사춘기의 많은 시간뿐 아니라 전동공구를 사용했던 시간 내내 귀마개를 쓸 것이다. 데이비드 오언, 『볼륨을 낮춰라』 소음과 청력에 대한 연구에서 예전에 한번 소음에 노출된 적 있었던 쥐의 귀의 달팽이관을 해부한 결과, 쥐의 귀가 소음에서 완전히 회복되어 털세포의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안쪽의 뇌와 청각신경과 연결된 부분을 조사한 결과 신경섬유는 죽어있었고 '심각한 신경 퇴화'를 보였다. 단 한번의 소음에 노출된 과거력만으로 … [Read more...] about 시끌벅적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볼륨을 낮춰라』
책
내가 했던 게 ‘프리라이팅’이었구나
글 쓸 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닝페이지’를 쓰는 거예요. 그렇게 쓰다 보면 여러분 속에 묻혀왔던 소재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깨달을 거예요. 모닝페이지라는 게 20년 전에 한창 열풍이었는데, 이 방법 꽤 효과가 좋아요. 저도 1년을 썼어요. 모닝페이지 104일째, 에세이 수업에서 소개된 모닝페이지란 단어가 괜히 더 반가웠습니다. 모닝페이지는 여러 번 블로그에 언급했지만,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웨이에서 대중화된 방법인데요. 이런 … [Read more...] about 내가 했던 게 ‘프리라이팅’이었구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오류로 가득하다
※ Yale Climate Connections에 피터 글릭(Peter Gleick)이 게재한 「Book review: Bad science and bad arguments abound in 'Apocalypse Never' by Michael Shellenberger」를 번역한 글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몬테규 집안과 캐퓰릿 집안을 생각하면 됩니다. 아니면 1863년에서 1891년 사이, 서로 원수지간이던 웨스트 버지니아와 켄터키주의 햇필드와 맥코이 가문을 생각해도 … [Read more...] about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오류로 가득하다
최근 웹툰과 웹소설은 ‘구경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요즘 청년 세대가 선호하는 웹툰이나 웹소설에는 꽤나 명확한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그런 장르에서 인기 있는 게 일종의 '성장물'이었다면, 갈수록 단순한 성장물보다는 이미 ‘성공’이나 ‘힘’이 보장된 인물들이 주인공이 된다. 그러니까 밑바닥에서부터, 힘이 없는 상황에서부터 온갖 역경을 겪어가며 갖은 고생을 하고, 서서히 성장하는 스토리는 점점 ‘고구마’처럼 답답한 이야기라는 취급을 받는다. 반대로 흥행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인생 2회차’처럼 앞으로 펼쳐질 모든 사건을 예언자같이 알거나, 이미 … [Read more...] about 최근 웹툰과 웹소설은 ‘구경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부러우면 능력을 키우든가!”
어떤 사람들은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 자신이 3루타를 친 것처럼 생각하며 살아간다. 얼마 전 이 문장을 한 신문의 특집기사 글머리에서 발견했다. 미식축구 선수 출신 감독인 배리 스위처 씨가 한 말이라고 한다. 우리 시대의 화두 중 하나인 능력주의의 이면을 돌아보게 하는, 촌철살인이 돋보이는 문장이다. 페이스북 타임 라인에 문장을 게시했다. 172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14명이 댓글을 달았다. 일상을 소재로 하는 게시물들에 대한 반응보다 뜨거웠다. 댓글들 또한 모든 내용이 비판보다 공감과 … [Read more...] about “부러우면 능력을 키우든가!”
멋대로지만 제대로 사는 중인 나에게, 『그렇다면 나를 응원할 수밖에』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3명은 1년 이내에 퇴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 이유로는 ‘개인의 만족’이 최우선으로 꼽혔습니다. 여기, 2년을 채우기 전 사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나름 잘 지내는 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가 있습니다. 그는 퇴사 전에는 생각도 못 했던 컵 아티스트로서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 중입니다. 그가 말하는 프리랜서, 그리고 나 자신을 응원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당신도, 나도, 우리는 별일 … [Read more...] about 멋대로지만 제대로 사는 중인 나에게, 『그렇다면 나를 응원할 수밖에』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그 짧은 영광과 실패의 기록
우리는 이 이야기가 2000년대 극초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학벌간 차별과 지역감정의 골이 지금보다도 더 깊던 20년 전의 이야기라는 것을 말이다. 상고 출신의, 대학을 졸업하지도 않은 노무현이 엘리트 중의 엘리트 이회창을 이겼다. 한나라당 사람들과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 사실을 믿고 싶어하지 않아했다. 기성 권력부터 언론까지 그랬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맞이하게 되는 여러 장벽은 이 엘리트주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람들은 애초에 선거 결과 자체도 믿으려 … [Read more...] about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그 짧은 영광과 실패의 기록
2002년, 무명의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역사상 가장 극적인 대통령 선거 이야기
그는 무명이었다. 1988년 5공 청문회 스타, 아무도 뽑아주지 않는 부산을 혼자서 3번 들이받은 바보. 그가 당선될 것이라고는 대통령 선거 1년 전만 해도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대통령 후보의 1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밀도가 높다. 유력 후보가 진창에 빠지기도 하고, 무명 신인이 갑자기 스타로 떠오르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2002년은 유례없이 뜨거운 드라마였다. 그 역전극을 오늘 다시 이야기해보려 한다.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계보가 탄생했던 그 1년에 … [Read more...] about 2002년, 무명의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역사상 가장 극적인 대통령 선거 이야기
글쓰기, 책 쓰기에 도움 되는 베스트셀러 3권
글쓰기에 갈팡질팡, 매번 써도 어려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읽었던 책 중 베스트셀러이자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 3권을 골라봤어요. 초고를 쓸 때도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았기도 한데요. 지금도 여전히 기억에 남고 꺼내 보고 싶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1. 창조성을 회복하기 위한 워크북 줄리아 카메론, 『아티스트 웨이』 창조성을 회복하기 시작하면 지금까지의 일상적 삶의 군더더기로부터 진정한 자신을 끄집어 내리는 '분리'과정에 들어간다. … [Read more...] about 글쓰기, 책 쓰기에 도움 되는 베스트셀러 3권
온다 리쿠의 기묘한 여름 소설 『7월에 흐르는 꽃』
『꿀벌과 천둥』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온다 리쿠’라는 이름의 일본 작가를 알게 되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와 그들이 연주하는 피아노 음악을 너무나 깊고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었다. 지금도 그 묘사 장면을 다시 읽어보면 새삼스레 놀라울 정도다. 그런 작가의 『7월에 흐르는 꽃』은 제목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그릴지 도무지 예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소설의 제목과 함께 소설의 표지에 그려진 일러스트 한 장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 이거는 읽을 수밖에 없겠구나.’ 그런 생각이 … [Read more...] about 온다 리쿠의 기묘한 여름 소설 『7월에 흐르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