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 행정서기병으로 현역 복무 중이었던 나는 1970년대 후반의 마지막 2년여를 중고 레밍턴 타자기를 쓰며 보냈다. 그러나 복사기가 보급되기 이전이어서 늘 먹지를 썼고 주번명령 문서를 흔히 ‘가리방’이라 불리던 등사기로 밀어야 했다. 철필로 써서 만든 등사원지를 등사기 판에 붙이고 잉크를 골고루 묻힌 롤러를 밀어서 한 장 한 장 수동으로 인쇄를 하던 시절도 이미 까마득한 옛이야기가 되었다. 타자기가 나오면서 손이 해방되었고, 곧 복사기와 컴퓨터가 나오면서 이른바 ‘인쇄 혁명’이라 부를 만한 … [Read more...] about 무료 공개글꼴과 아래아 한글, 그리고 탁상출판
1993년 1월: 박애주의자이자 배우, 오드리 헵번 떠나다
1993년 1월, 박애주의자이자 배우였던 오드리 헵번 떠나다 1993년 1월 20일,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이면서 20세기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모두가 사랑한 ‘세기의 연인’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1929~1993)이 스위스의 자택에서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향년 64세. 그는 영화를 통해 다양한 여성의 삶과 성격을 창조하면서 미국영화협회(AFI)가 선정한 ‘가장 위대한 여배우’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주연한 영화 <로마의 … [Read more...] about 1993년 1월: 박애주의자이자 배우, 오드리 헵번 떠나다
1965년 1월, 작가 전혜린 서른한 살로 지다
1965년 1월 작가 전혜린, 서른한 살로 지다 1965년 1월 10일 일요일 아침, 전날 지인들과 밤 10시까지 술을 마시다 자리를 떴던 작가 전혜린(田惠麟, 1934~1965)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언론은 그의 사인을 ‘심장마비’(<조선일보>)와 ‘수면제 과용으로 인한 변사’(<경향신문>) 등으로 전했지만 일반에는 자살로 널리 알려졌다. 유족이 입을 다물고 있어 자살 여부는 가릴 수 없는 일인데도 자살로 알려진 것은 죽기 이틀 전에 술자리에서 읊었다는 다음 … [Read more...] about 1965년 1월, 작가 전혜린 서른한 살로 지다
1987년 스물둘 박종철, 남영동에서 지다
1987년 1월 박종철, 남영동에서 고문으로 지다 1987년 1월 14일 오전 11시 20분께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서울대 인문대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22)이 심문을 받던 중 고문으로 숨졌다. 1월 13일 자정께 하숙집에서 수사관 6명에게 연행된 채 12시간이 되지 않은 때였다. 경찰은 ‘대학문화연구회’ 선배이자 ‘민추위’ 지도위원으로 수배 중이었던 선배 박종운(26, 사회학과 4년 제적)을 붙잡기 위해 박종철을 연행하였으나 박종철은 박종운의 소재에 … [Read more...] about 1987년 스물둘 박종철, 남영동에서 지다
1963년, 박정희의 제3공화국 출범하다
군정 19개월 후 박정희,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1963년 12월 17일, 제5대 대통령 선거(1963.10.15.)에서 당선된 박정희가 대통령에 취임함으로써 한국의 세 번째 공화 헌정 체제인 제삼공화국이 출범했다. 1962년 12월 17일 국민 투표로 확정된 개정 헌법에 의해 대통령 선거와 제6대 국회의원 선거(1963.11.26.)를 거친 뒤였다. 이로써 박정희는 합법적으로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올랐다.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정변 주도세력이 만든, 입법·사법·행정 … [Read more...] about 1963년, 박정희의 제3공화국 출범하다
1982년 1월, 36년간의 야간통행금지 마침내 폐지되다
1982년 1월 5일, 36년간의 야간통행금지 마침내 폐지되다 1982년 1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0시부터 전년도 12월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통금해제안’에 따라 36년 4개월 동안 시행되었던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었다. 미 군정청이 공포한 ‘미 군정 포고 1호’에 따라 1945년 9월 8일부터 시행되었던 이 제도는 36년 4개월 만에 그 명운을 다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36년 동안 존속되었던 제도가 폐지된 것은 1981년 바덴바덴에서 결정된 ‘88서울올림픽 개최’가 … [Read more...] about 1982년 1월, 36년간의 야간통행금지 마침내 폐지되다
호(胡)와 양(洋) : 중국과 서양에서 들여온 물건에 붙는 말
우리말(고유어)처럼 쓰는 말 가운데는 한자어가 적지 않다. 아, 그랬어? 하고 머리를 주억거리게 하는 말들 가운데 ‘무려’, ‘도대체’, ‘하필’, ‘어차피’ 같은 말이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자어로 쓰다가 어느새 우리말로 녹아들어 버린 말들이다. (관련 글 : ‘눈록빛’을 아십니까, 우리말 같은 한자어들) 처음엔 외래어였다가 오랜 세월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우리말에 동화된 귀화어(歸化語)도 비슷한 경우다. 나라 바깥에서 들어온 사물에 붙이는 말도 처음엔 낯설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 [Read more...] about 호(胡)와 양(洋) : 중국과 서양에서 들여온 물건에 붙는 말
‘되/돼’, ‘할께/할게’, 어느 게 맞아?
맞춤법 따위에는 신경을 ‘끄고’ 되는 대로 ‘마구’ 문자를 보내도 될 때는 행복했을 것이다. 까짓것 뜻만 통하면 됐지, 뭐. 학창시절에도 그랬지만 ‘어른’이 되면 글쓰기와 멀어지는 게 현실이고 연애시절엔 가끔 쓰던 편지조차도 쓰지 않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일상의 유일한 글쓰기, 문자 메시지 작성 그래서 어느 날부터 문자 메시지 작성이 일상의 유일한 글쓰기(!)가 된다. 편한 사이엔 되는 대로 끼적여 보내면 그만이지만 상대가 윗사람이거나,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이라면 … [Read more...] about ‘되/돼’, ‘할께/할게’, 어느 게 맞아?
마지막 4개 섬, 경북에도 ‘무상급식’ 물결
미실시 4개 지역도 내년부터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키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간 '무상급식의 섬'으로 남아 있던 경상북도 시 지역에서도 내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되게 되었다. 군 지역에 이어 경북의 대다수 시 지역의 무상급식 계획에서 유독 4개 시 지역만이 빠진다는 게 알려진 것은 지난달 말께다. 마지막 섬 4개 시, 결국 여론에 굴복 전국에서 다 실시하고 있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간 큰 결정을 … [Read more...] about 마지막 4개 섬, 경북에도 ‘무상급식’ 물결
“박정희 제사상 차리느라 아이들 밥상 걷어차냐”
지난 5일 오전 10시 구미시청 현관에서 '초등 전면 무상급식 촉구 및 남유진 시장 규탄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 기자회견'이 열렸다. 30여 명의 시민단체 대표, 정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구미시는 초등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전면 무상급식, 구미 등 3개 시만 빠졌다 뜬금없이 무상급식 얘기가 나온 까닭은 최근 구미시가 상주시, 문경시와 함께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전체 지원이 아닌 일부 지원으로 계획하고 있음이 밝혀졌기 … [Read more...] about “박정희 제사상 차리느라 아이들 밥상 걷어차냐”